하루종일 정말 분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오유와 디시갤을 번갈아 보며 새로운 소식은 없는지 확인하고 거지같은 상황에 끊임없이 화를 냈다. 그런데 중간에 한번 마음이 아주 평온해졌는데 뒤늦게 김연아의 프리연기를 찬찬히 보고 난 후다.
그녀의 연기는 그저 아름다웠다. 이것은 감히 ㅄ같은 심판새끼들의 웃기지도 않은 점수 따위로 표현될 수 없고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설명이 불가능했다. 관객을 완전히 몰입시키고 어떤, 뜨거운 감정을 가슴에 툭, 던져놓고는 사라진다.
'스포츠는 위대하다'라고 하지만 그녀는 스포츠를 하고 있지 않았다. 마치 거장이 정말 공들여 만든 예술작품을 볼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하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볼 때마다 모두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아니라 가끔 찾아오는 어떤 특별한 감동.
온갖 협잡과 그 뒤에 자신을 속이기 위해 애썼을 심판들의 정신승리의 결과인 점수 따위 의미없다. 중요한 건 내가 그처럼 아름다웠던 김연아의 경기를 볼 수 있고 또 누렸다는 것이다. 그 느낌, 감동만은 푸틴이 연맹이 돈을 멕였건, 심판들이 점수를 가지고 장난질을 쳐댔던간에 빼앗아갈 수 없다. 온전히 나의 것이다. 이 점이 나는 큰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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