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가까웠던, 동년배의 죽음

오늘, 뜻밖에도, 페이스북을 보며 낄낄거리다가 군대선임이었던 아는 형이 나의 맞후임이었던 친구에게 글을 올린 걸 봤다. 잘 지내냐 보고싶다 사랑한다라는 내용이었는데 이미 무슨 뜻인지 알았지만 친구의 이름을 클릭하고 들어간 페이지에서 몇몇 안부를 묻는 글들을 봤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와중에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일주일밖에 차이가 안나는 후임(달이 바뀌는 바람에 동갑인 나를 2년 내내 선임으로 대했던)이라 2년을 매일같이 본 친구다. 그냥 딱 보면 선한 느낌이 나는 친구라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고 선후임, 그리고 미군과의 관계도 다 좋았다.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구석이 있어 같이 있으면 짜증나지 않고 편하게 얘기나눌 수 있는 상대였다. 부서 운이 있는 녀석은 아니어서 전역할 때까지 일이 많다고 투덜대던 게 기억난다. 일일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몇백끼의 식사를 함께 했고 말도 안될 만큼 수다를 떨어댔으며 내 짜증을 받아주기도 한 친구다. 시간이라는 진통제 덕분에 지나고 나서는 굉장히 그립고 즐거웠던 군대시절을 함께 한 사람이다. 또 뒷정리를 다하고 coiner gate를 나섰는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다시 들어가야 해서 방금 전역한 나를 다시 에스코트해서 바래다주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해준 것이 별로 없는데 그에 비해 받은 것은 많다.

전역을 2010년 4월 13일에 했으니 그 친구는 20일에 했을거다. 제대하고나서 채 4년이 안되었던 거다. 제대하고 나서도 은근히 사람만나기 좋아하는 녀석이라 한 4번정도 만났다. 다른 친구들도 있었는데 부대앞에서 보기도하고 걔네 학교앞에서 만나서 전이랑 막걸리를 먹었던게 기억난다. 그 날은 그렇게 먹다가 왠지 평화의 전당인가? 거기서 가수들이 나온다길래 터벅터벅 같이 걸어가서 김장훈을 봤지. 상태가 안 좋았는지 노래가 참 별로였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살다가 언젠가부터 페북에 아프다는 글이 올라오더니 전화가 와서 병문안을 오라는거다. 그렇게 해서 친한 후임이던 대우놈이랑 서울대학교 병원에 다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 녀석을 만나러 갔다. 육종이라고 하던데 정말 다행히도 엄청 큰 수술이었지만 잘 끝났다고. 그래서 난 괜히 별거 아니라는 투로 살았으니 됐네 식으로 얘기를 하다가 말 그대로 다 잘 된다음의 일이었으니까 당연히 앞으로도 계속 만나게 될 줄 알고 쿨하게 병원을 나왔다.

예상치도 못한 일을 친구가 당했으니 놀라고 당황하긴 했어도 해피엔딩이니. 병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1년정도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겠지, 신기한 일이긴 하다. 뭐 이딴 식으로 생각했었다.

이후로는 나 살고 놀기 바빠서 가끔 생각이 날때마다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되지 않길래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오늘 갑자기 알게 된 거다. 그 친구를 더는 볼 수 없다는 걸. 아마 그 육종이라는 망할 것이 재발했던 거 같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거의 나아간다고 했었던 걸 보면 그건 사실이었던 거 같은데...

이상하게 그 친구를 떠올리면 그 친구 방에서 선임이었던 채플선호랑 국대축구경기를 본 기억이 난다. 그날따라 내 입담이 터져서 겁나 병맛으로 중계를 해주고 있었는데 그 둘이 끊임없이 웃어서 나는 무지 보람차게 경기를 중계했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1년이 넘는 기간동안 몸에 이상을 느끼고 검사를 받으러 다니고 큰 병인 걸 알게 됐을 때는 좋은 의사를 찾아다니고 큰 수술을 받고 회복을 하고 다시 재발하고 그 순간순간 느꼈을 공포의 감정들이 상상이 안된다. 조금이나마 힘이 되줄껄. 아직 너무 어린데 얼마나 두려웠을까.

동선아 너 진짜 죽은 거냐. 이상하게 나는 믿기지가 않아. 나는 아직 너무 어린가봐. 거기선 널 해쳤던 거지같은 병에서 벗어났겠지? 여기보다 행복하겠지?

왜 사는 걸까 동선아. 사람은 진짜 왜 사는 걸까? 나는 정말 알 수 가 없다.

보고싶다. 인간이 우스운 게, 더이상 볼 수 없게 된 그 순간 정말 보고싶어져. 조만간 한번 찾아갈께. 짧은 생이었지만 용산에서 내 후임이 되어주고 내 친구가 되어주고 날 위해 해줬던 그 모든 것들에 고맙고 또 고맙다. 편히 잠들기를 빈다. 다음 생이라는 게 있다면 그 때는 좀 오래 알고 지내자. 안녕.

한달간 여자친구가 미국여행을 떠났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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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할 수 있으면 나도 좋겠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이상하게 주위 사람들한테 얘기하면 살판났네, 신났네 등등의 대답이 돌아오는데

난 정말 그렇지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한달이나 떨어져있어야하는데 신날리가 있나?

게다가 요새 내 상황이 좋지가 않아서 여자친구만이 내 안식처다.

다 잊고 조금이나마 행복해질 수 있는 공간이 여자친구 옆자리다.

아무튼 오늘 1시에 여자친구를 태운 비행기가 일본을 경유해서 라스베가스까지 갈 예정이고

여자친구는 라스베가스 MGM그랜드 호텔에서 2주간의 인턴? 실습? 놀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재미난 프로그램을 경험한 뒤 LA와 샌디에고, 뉴욕 보스턴

등을 2주간 여행한 뒤 2월 17일에 돌아올 예정이다.


한달이나 여자친구를 못보는게 교환학생 갔다온 뒤 2년만에 있는 일이라 지금은

실감이 안나기도 하고 굉장히 낯설 것 같다.

나로써는 2013년을 완전히 망해버린 걸 좀 다잡고 절망과 좌절과 무기력에서 빠져나와

무언가를 도모해야 하는 시기에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한달을 만들도록 해야겠다.

그러기 위해 지금은 여행계획을 좀 짜야지. 어디를 다녀오면 이 싱숭생숭한 마음이 정리가 될까

SBS 방송경영 채용과정 후기

2013년 하반기에 약 2달간 진행된 SBS 방송경영 채용과정에 대한 후기를 남긴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떨어졌다.
2달 동안 느꼈던 내 감정을 정리하고 나중에 준비 하실 분들에게는 약간의 도움과
후기를 삼가해달라고 부탁하셨던 채용담당자분께는 약간의 귀찮음이 될 그런 글이다.

서류 : 정확한 합격률은 당연히 알 수가 없지만 단순히 주변사람들을 봤을 땐 떨어진 사람들이 꽤 많았다. 직원분들이 일일이 다 읽어보는 듯했고 지원자는 많다보니 눈에 띄는 내용이 없다면 광탈할 수도 있을 듯했다. 눈에 띄는 내용이란게 사실 다 캐바캐니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긴 어렵고 방송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조금이나마 보여줄 수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의 경우는 그 포인트때문에 서류를 통과한 것 같다. 아무튼 결론은 대충 써서는 서류광탈이다.

필기: 방송사들은 모두 필기시험을 치룬다. MBC는 서류탈락이 아예 없고 필기를 다 보게 하는데 비해 SBS는 서류통과자들에 한해 홍대 건물 2~3개에서 필기시험을 본다. 서류발표가 필기시험 일주일 전쯤에 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필기 준비할 시간이 약 일주일 밖에 안된다. 게다가 이번에는 따로 문자로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홈피에서 확인하지 않았으면 이틀전에 필기시험의 존재를 알게되는 분들도 많았다.

다음카페 이랑에 가면 방송경영 후기문제를 복원해 놓은 것을 찾아볼 수 있는데 문제를 보면 알겠지만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좀 무의미한 면이 있다. 직원분들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식시험과 동떨어진 면이 있고 범위도 굉장히 다양해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래도 넋놓고 있을 수는 없기에 나의 경우에는 도서관에서 월별로 나오는 상식책과 SPA일반상식책을 그냥 열심히 읽었다. 3, 4일정도 읽었던 거 같다. 막상 시험을 쳐보니 아예 도움이 안된 것은 아니고 한 15%정도는 관련이 있었고 나머지는 그냥 원래 갖고 있던 상식과 그냥 찍기였다. SBS, 방송과 관련한 문제는 확실히 나오니까(SBS캐릭터, 드라마 이름, 광고총량제 등) 준비해야한다.

아무튼 난이도는 어려운 편이라 평균은 형편없이 낮다고 한다. 다들 시험장에서 열심히 풀지만 거기서 거기란 얘기. 그래서 많이 못 맞췄다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 내 시험점수는 모르지만 암튼 아무리 높게 잡아도 50점을 못 넘은 거 같다.

객관식이 그렇게 진행되고 논술이 하나 나오는 데 SBS, 방송환경에 관한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고 한다. 내가 시험을 볼 때도 그랬고 이 경우는 관련기사, 보고서(인터넷에 많다)의 내용을 잘 숙지하고 생각을 정리해놓는게 좋을 것 같다. 2-3장씩 많이 쓰시는 분들이 있는데 내 경우는 짧았고 솔직히 내용도 엄청 깊이있지는 않았다.

1차 역량면접: 필기시험을 본 사실을 까먹을 때 즈음 문자가 한통온다. 1차 역량면접은 SBS목동사옥에서 진행된다. 제 시간보다 약간만 일찍 도착하면 될 거 같다. 어차피 진행하다보면 조금씩 늦춰지는 듯 했다. 도착하면 넓은 강당에서 기다리게 되고 따로 먹을 것은 없으니 배를 채워가시고.(물은 있다)

면접은 지원자1:면접자3으로 진행된다. 40분 넘게 진행됐는데 일반적인 인성질문도 있고 방송관련된 질문도 있다. 40분이나 되다보니 정말 다양한 질문을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압박형질문도 있었다. 당연히 방송, SBS관련해서 많이 알아가는게 좋고 나머지는 준비하기 힘들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씩씩하게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있게 솔직한 모습으로 하는게 좋을 거같다. 이건 진짜 캐바캐고 운칠기삼이라 그냥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40분이나 머리에 쥐가 나며 대답을 하다보면 힘이 쭉 빠진다. 그러나 따로 면접비 따위는 주지 않는다. 그냥 가방 챙겨서 나가면 된다.

나도 면접보기전에 열심히 서칭을 해가면서 정보를 찾아보려 했는데 정말 몇개 안나온다. 카페글 몇개가 고작이다. 그래서 나도 한 짓이긴 하지만 쓸데없이 안 나오는 정보 찾으려고 애쓰지 말고 그 시간에 기사나 보고서 한줄 더 보고 프로그램이나 인성질문 시뮬레이션이나 해보는 걸 권한다.

시간이 길다보니 나도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할 수 있었고 그만큼 면접관도 나를 관찰할 수 있었을테니 기껏 질문 두세개하고 끝나는 면접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면접비를 아예 주지 않는 것은 좀 문제라고 생각한다. 엄청 많은 인원도 아니었고 접근성이 좋은 곳도 아닌데 교통비는 줘야 하지 않았을까.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황당했을 거다.

2차 합숙면접, 채용건진, 임원면접
1차까지 통과하면 3가지가 더 남게 된다. 미리 말하지만 합숙면접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최근 것은 없다. 지금 내가 글을 쓰고는 있지만 매년 변화도 많을 거 같기 때문에 그냥 참고하시라.

합숙면접은 아침에 일찍 모여서 서울 근교에 연수원같은 데로 가서 진행이 된다. 준비물은,,, 필기도구, 모아놓은 자료, 적당한 옷차림(정장이나 불편한 신발등은 착용시 개고생할 거같다), 숙취해소제 정도다. 자료를 좀 더 많이 가져가서 정리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주로 사회현안에 대한 토론이 많았고 그밖에 SBS의 미래전략, 방송환경에 대한 PT, 토론이 굉장히 많았다. 쉬는 시간은 매우 짧고 전체적으로 타이트하게 진행이 되어 체력소모가 심하다. 계속 앉아있다 보면 허리도 뽀개질거같다. 사실 가기전에는 협상이나 신체활동, 팀활동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훨씬 방송경영에 집중된 면접이었다. 내용을 최대한 많이 알아가고 생각을 정리해놓아야 한다. 아니면 차라리 안 가는게 낫다.

하루종일 진행이 되고 7시쯤에 저녁을 먹으러 가든에 간다. 좋은 고기도 많이 먹고 상대적으로 편한 분위기에 평가관분들과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사이에도 우리가 평가받는 지는 잘 모르겠다. 술을 억지로 먹는 분위기는 확실히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꽤 먹게 되기는 한다. 그렇게 술을 먹고 나서 10시쯤에 다시 면접실에 모이게 된다.

하루종일 면접을 하고 밥먹고 술까지 마신 상태라 다들 반쯤은 정신이 나간 상태로 면접실에 다시 모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일 화가 났고 불만인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장기자랑+자기어필+살아온삶얘기?를 돌아가면서 해보라고 했다. 근데 이게 평가관들끼리도 의견통일이 안되었던 거 같고 지원자들도 이게 뭘 하라는 건지 뭘 원하는 건지 제대로 전달이 안됐다.

뭐 그런 상황에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 분이 춤을 추면서 시작됐다. 미리 말해두자면 지원자 11명은 그날 처음 본 사이였고, 떨어지는 사람이 붙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치열한 경쟁상황이었고, 좋은 직장인 sbs가 모두 간절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어색함과 경쟁심, 그리고 종일 함께 한 서로에 대한 안쓰러움과 호감 비슷한 여러 감정들이 모두 짬뽕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누구는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운동을 보여주고 솔직히 말해 진짜 난장판이 펼쳐졌다. 그리고 평가관 한 분은 계속해서 솔직한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하는 거다. 어떤 미친 놈이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노래부르고 춤추고 운동하고 그러나. 그게 솔직한 모습일 수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살다보면 신입생환영회나 신입사원환영회 등 그렇게 오바를 해야할 날이 있다. 하지만 그건 신분이 확정되고 계속 그 조직에서 함께 할 경우의 일이지 이건 무슨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우리 생사여탈권을 가진 사람앞에서 장기자랑을 하라니. 그러면서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한게 아니래 그럼 뭐가 중요하냐 대체. 암튼 이런 생각을 가진 와중에서도 아쉬운 건 나니까 얼굴에 표정 하나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아주 열심히 내 장기를 펼쳐보였다. 면접을 보면서 힘들긴 했지만 배우는 것도 많고 은근히 재밌기도 했는데 그 시간만큼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렇게 난장판이 끝나고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다가 12시쯤이 되었다. 솔직하게 정말 빨리 가서 씻고 자고 싶었으나 나의 어떤 점이 평가될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면접관 한분이 있는 술자리를 나혼자 파하고 "들어가보겠습니다"할 용기는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 분은 정말로 지금 들어가는 것 상관없으니까 피곤한 분은 들어가서 주무시라고 계속 말씀하시는데 입장바꿔생각하면 그게 어렵다는 건 느낄 수 있을거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나 1시가 되어 겨우겨우 술자리가 끝나고 씻고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는데 푹 숙면을 취하진 못했다.

다음 날도 비슷하게 토론을 많이 하고 개인별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자아비판?, 누가누가 제일 잘했는지 뽑기도 하고 그런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이 되갈수록 사람이 점점 더 간절해지고 말이 길어지고 약간 비참함?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이틀의 합숙이 대충 4시쯤 끝나고 합숙비 10만원을 받고 목동으로 다시 돌아왔다.

바로 다음날 병원에서 채용건진을 받고 그 다다음날 쯤에 임원면접이 있었다. 합숙으로 대충 판가름이 난 상태에서 진행이 되는 거라 많이 긴장하지는 않았다. 단체로 면접이 진행됐는데 당시 떨어진 것을 직감한 것이 질문이 너무 성의가 없었다. 내용도 없는 질문이고 질문한 사람은 그 질문 자기가 왜 했는 지 알까 싶었다. 어차피 뽑은 인원도 적은데 좀 잔인하더라도 합숙과정에서 아예 걸러진 하위 2-3명은 탈락시키는 게 나을 거 같다. 어차피 관심도 없는데 이상한 질문해서 거기 가는 시간, 대기시간, 오는 시간낭비 안하게. 그렇게 끝나고 역시나 면접비는 없었고 집에 돌아왔다.

사실 채용관련된 모든 직원분들이 굉장히 친절하셨다. 불만이 있다면 그 분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2달간의 길고 졸라 빡센 채용과정과 그 속에서 목동을 세번 왔다갔다 하고 병원도 왔다갔다, 내 신체검사결과는 나에게 주기는 하는지 그런 안내도 없는 것과 면접비는 합숙했을 때 10만원이 끝이라는 점 정도다.

결과를 받아들고 한 며칠은 아무것도 못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평가관 몇 분은 진심어린 조언은 큰 도움이 됐다. 같이 최종면접을 함께 한 분들과 나름 정도 쌓였고 그 분들 모두 배려있고 뛰어난 분들이라 관계를 지속해나가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의 채용과정에서 지원자는 진짜 힘없는 을이다. 아니 을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정 쯤 될것이다. 그래도 내 인생에서 을은 되지 말아야지.

비록 떨어졌지만 난 여전히 sbs를 좋아한다. 다른 기업이었으면 그 생키들 제품이고 서비스고 ㅅㅂ 절대로 내가 다시는 이용안한다. 한푼이라도 쓰나 봐라 이런 식으로 굴었겠지만 여전히 sbs는 3대지상파중에 그나마 덜 정권에 빌붙어먹는 뉴스를 하고 대부분이 외주지만 훌륭한 드라마와 예능을 자사 프로그램으로 꾸리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sbs스페셜같은 다큐도 좋다.

여건만 된다면 내년에 한번 더 도전해보고 싶지만 하반기까지 1년이 남은 상황에서 그건 무리일 것 같다. 지금은 아프지만 이걸 긍정적으로,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더 바라지 않겠다.

끝으로 sbs 방송경영직을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화이팅하시길 바란다.
그럼 이만.